유진숙은 삼천포작업실 정유진 작가의 별명이자, 작가의 내면과 작품 세계를 담은 일러스트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이름의 ‘SOOK’은 영어로 겁쟁이를 뜻하는 단어이고, ‘熟’은 익어간다는 의미의 한자 ‘익을 숙’입니다. 두 글자는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바라보며,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모습으로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어느 날, 꽃줄기에서 떨어지는 이파리를 바라보았습니다.
꽃도 되지 못하고 줄기에조차 붙어 있지 못한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두려움과 자기혐오를 마주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멀리서 바라본 떨어진 이파리의 모양은 뜻밖에도 작은 꽃봉오리를 닮아 있었습니다. 떨어지는 것이 반드시 끝이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떨어진 이파리에서
다시 꽃봉오리로 피어나자.”
유진숙의 이야기는 바로 이 문장에서 시작됩니다.
떨어짐은 소멸이 아니라 다시 피어나기 위한 움직임이며, 두려움은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게 만드는 본질적인 감정입니다. 겁이 많고 서툰 모습까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비로소 무해하고 솔직한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진숙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과 자연, 관계와 감정의 순간들을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모습이 아니라 흔들리고 떨어지고 다시 피어나는 과정을 담습니다.
본질적인 두려움에서 출발해 일상의 경험을 지나, 자신만의 색과 모습으로 천천히 익어가는 것. 그것이 유진숙이 그리고자 하는 세계이자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